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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번호판 어디까지 진화할 것인가?! - 디지털 번호판
  • 2018.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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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구입할 때 빼놓지 않고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바로 번호판 달기입니다. 번호판이 없으면 정식으로 도로를 주행할 수 없습니다. 임시 번호판이라도 달아야만 도로에 나갈 수 있죠.

 

따라서 번호판은 자동차가 정식적으로 도로를 주행할 수 있음을 허락하는 일종의 면허와 같다고 할 수 있죠. 그래서 미국에서는 번호판을 라이센스 플레이트(License Plate)라고 부릅니다.

 

자동차와 함께 한 번호판의 역사

번호판은 자동차의 역사와 거의 맥을 같이 해 왔습니다. 120년 전,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번호판이 도입된 이후 유럽 전역에 자동차가 확산되면서 번호판 제도도 함께 전파 되었습니다. 지금은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번호판을 의무적으로 부착하도록 지시하고 있죠.

 

자동차 번호판

 

최초의 번호판은 포셀린이라 불리는 도자기 재질로 만들어졌지만, 쉽게 깨졌던 탓에 나무, 금속 심지어 가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가 쓰였습니다. 그러다 내구성과 제작의 용이성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들이 금속 소재로 번호판을 만들고 있죠. 물론 예외적으로 영국은 플라스틱 번호판도 사용하긴 합니다.

 

약 100년 가까이 국가마다 모양과 디자인은 다르지만, 번호판은 큰 변화 없이 오늘날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다 최근 번호판에 대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디지털 번호판’ 입니다.

 

시대가 변화하고 있다! 디지털 번호판의 등장!

디지털 번호판은 기존에 영구적으로 각인해서 사용하는 번호판이 아닌, 디지털화된 디스플레이를 번호판으로 사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승인받은 자동차 번호를 디스플레이에 띄워서 사용하는 방식이죠.

 

디지털 번호판, 컴퓨터 모니터가 번호판에 장착되는 건가요?

기본적인 원리는 동일합니다. 디지털 그래픽 신호를 받아 모니터에 띄우는 방식 입니다. 다만 우리가 사용하는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처럼 LED나 LCD를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LED/LCD 디스플레이의 수명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죠.

 

그래서 도입한 것이 전자 종이입니다. 전자 종이는 우리가 접할 수 있는 e-book 리더에 쓰이는 그 디스플레이입니다. 전자 종이 디스플레이는 LED나 LCD와는 조금 다른 개념으로, 자체적으로 빛을 발산하는 것이 아닌, 화소에 전하를 가해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전자종이 e-book reader

 

백라이트가 없어 전력 소모량이 극히 낮기 때문에 한번 신호를 보낸 후에는 다시 전기를 보낼 필요도 없죠. 또한, 디스플레이의 수명 역시 일반적인 LCD나 LED에 비교해 매우 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양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디지털 번호판!

만약 단순히 자동차 번호만 띄우는 것이라면 기존 번호판만으로도 충분할 것입니다. 그러나 기존의 번호판을 대체할만한 충분한 잠재력이 있기 때문에 디지털 번호판이 등장하게 된 것이죠. 특히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과 접목할 경우 디지털 번호판의 활용 가치는 무궁무진합니다.

 

신속한 대처를 할 수 있는 손쉬운 정보 공유!

예를 들어, 도난당한 차량이라면 차량에 메시지를 보내 도난 차량임을 번호판에 실시간으로 띄울 수 있으며, 나아가 수배 중인 차량의 경우 치안 당국에서 해당 번호판에 수배 차량임을 명시할 수도 있죠. 또한, 차량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 뒤따라오는 차가 볼 수 있도록 문제 상황을 알릴 수도 있습니다.

 

도난 차량 알림 번호판 예시

< 해당 예시 이미지는 'Reviver auto'사의 이미지를 참고하여 재가공 하였습니다. >

 

그뿐만 아니라 영유아 또는 장애를 가진 사람이 타고 있을 경우 별도의 표식을 부착하지 않고 번호판에 곧바로 띄워서 타인에게 양보를 구할 수도 있으며, 차량 강도 납치를 당했을 때 이 사실을 다른 차량이 볼 수 있도록 표시하는 것도 가능하죠.


장애인용 번호판 예시

< 해당 예시 이미지는 'Reviver auto'사의 이미지를 참고하여 재가공 하였습니다. >

 

이 외에도 유료 주차장을 이용할 경우, 주차증 정보를 띄울 수도 있으며, 또한 사고를 당했을 때 번호판에 가입한 보험사의 로고를 띄우거나 응급 메시지를 띄워 사고 수습이 더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할 수 있습니다.

 

주차증 표시 번호판 예시


디지털 번호판 예시

< 해당 예시 이미지는 'Reviver auto'사의 이미지를 참고하여 재가공 하였습니다. >

 

더 나아가 교통 법규 위반 차량의 경우 카메라로 번호판을 인식하거나 내장된 통신 신호를 통해 좀 더 정확히 법규 위반 사실을 체크할 수도 있겠죠.

 

또 다른 광고 지면으로의 가능성!?

미국의 경우 주마다 개성 있는 번호판을 사용하기 때문에 법규가 개정된다면 디지털 번호판에 광고를 띄워 부가 수익을 올리는 것도 가능할 것이란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물론이고, 미국이라도 아직 현실적으로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국의 개성 있는 자동차 번호판

 

디지털 번호판, 장점만 있을까요?

이렇게 다양한 가능성이 있고, 장점들도 많지만, 단점이나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존재합니다.

 

첫째, 꾸준히 드는 유지 비용

우선, 비용 문제가 있죠. 기존 번호판을 제작하는 비용과 비교했을 때 복잡한 디스플레이 장치 때문에 제작 비용이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디지털 번호판이 배터리 교환 방식이라면 배터리 교체 비용도 발생하겠죠.

 

더불어 내구성 문제도 존재합니다. 도로를 주행하다 보면 이물질이 튀어 번호판에 부딪히는 일이 잦은데, 그럴 경우 디스플레이 자체가 손상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디스플레이를 수리하거나 교체하는 비용이 추가로 들겠죠? 그래서 이런 추가 비용들을 부담하면서 굳이 디지털 번호판으로 교체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둘째, 개인정보 표시에 대한 우려

하지만 비용 문제보다 더 대두되는 것은 개인정보 침해 문제 입니다. 실제로 디지털 번호판 도입을 놓고 지금도 미국에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디지털 번호판에 수배 차량임을 표시하거나 세금 미납 차량임을 표시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되는데요. 이는 자칫하면 정상적인 차량에 대한 감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디지털 번호판 도입을 반대하는 측의 의견입니다.

 

개인정보 침해

 

실제로 스마트폰 사용자의 이동 행적을 저장한 제조사에 대해 조사가 진행된 적도 있는 만큼 개인 정보 수집 문제에 점점 더 민감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런 문제 제기에 대해 미 의회에서는 디지털 번호판이 개인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히기는 했으나, 이에 대한 사람들의 의심은 계속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셋째, 번호판 위조/변조의 가능성

한편, 번호판의 내용을 수시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번호판 위, 변조가 가능하지 않나? 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번호판을 임의로 바꿀 경우 범죄에 악용될 수 있기 때문에 기술적인 보완이 꼭 필요한 부분이죠.

 

디지털 번호판, 이미 미국에서는 사용중이라고?

위와 같은 문제점들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기는 하나, 현재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주에서는 디지털 번호판 도입을 승인했습니다. 디지털 번호판의 다양한 활용 가치에 주목한 것이죠. 물론 개인정보수집 문제에 관해서는, 법원의 요청이 있고 이동 통신사의 승인이 있을 때만 제한적으로 제공한다고 밝혀 사람들의 우려를 누그러뜨렸죠.

이처럼 미국의 2개 주에서 디지털 번호판을 승인함에 따라 앞으로 미국 전역에 디지털 번호판이 허용될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습니다. 자동차라는 이동수단이 꼭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에만 머물러 있으란 법은 없으니까요. 시간은 걸리겠지만, 점진적으로 허용되리라는 것이 현지의 분위기입니다.

 

물류 회사 트럭들

 

특히 물류 회사측에선 관리의 용이성을 주장하며 소속 트럭을 대상으로 자발적으로 디지털 번호판을 도입했다고 합니다. 이에 물류 회사들은 디지털 번호판을 이용하여 실시간으로 물류 차량의 위치를 추척하여 빠르고 편리한 정보 수집이 가능해졌죠. 결과적으로 원활한 물류 계획을 수립해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 확보가 가능해진 것이죠.

 

그렇다면 한국의 도입 가능성은?!

미국에서도 아직 시범적으로만 부분 도입이 결정된 상태여서 한국의 경우는 아직 논의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도입이 결정된다면 미국보다 빠르게 적용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번호판 디자인이 하나로 통일되어 있기 때문이죠.


더불어 도입된다면 이를 기반으로 자동차 사물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디지털 번호판은 단순 디스플레이에 머무르지 않고 이동 통신사와 결합한 네트워크 장비로써 활용될 수 있으니까요.

 

사물 인터넷 IoT


그렇게 된다면 기기 간 혹은 기기와 네트워크 간 통신을 통해 더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물론 그 전에 해결되어야 할 기술적인 문제와 법적인 문제들에 대한 대책이 충분히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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