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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유가 좋은 엔진오일을 만든다?! 1편
  • 2017.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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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을 다니다 인삼 밭이 넓게 펼쳐진 금산 지역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검은 차광막들이 마치 파도처럼 물결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금산이 인삼으로 유명한 이유는 너무나 간단하게도 인삼이 자라기 좋은 땅에 적절한 햇볕과 온도 때문이라고 합니다.

 

좋은 땅에서 좋은 인삼이 자라는 것처럼 윤활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성능 좋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윤활유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이 되는, Base Oil이라고도 불리는 ‘기유’가 좋아야 하는 것이죠. 어떤 기유를 사용했느냐에 따라 광유 엔진오일과 합성 엔진오일로 나뉘는 것을 보면 기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조금 감이 오시나요?

 

윤활유엔 기유가 얼마나 들어있을까?

모든 윤활유는 기유와 첨가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자동차 엔진오일과 기어오일의 경우 기유가 80~85%, 유압 작동유, 터빈오일, 컴프레셔 오일 등 산업용 오일의 경우 95~99%로 구성되어 있죠. 이렇게 기유의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기유의 품질이나 성능이 곧 윤활유의 성능과 품질을 좌우하게 됩니다.

 

기유와 첨가제를 섞어 윤활유를 제작하고 있는 킥스맨

 

기유!! 윤활유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첫째, 엔진오일의 수명을 결정하는 기유!

기유의 산화안정성(Oxidation Stability)과 열안정성(Thermal Stability)이 엔진오일에 그대로 영향을 주게 됩니다. 윤활유는 엔진의 열 때문에 산화되어 변질될 수 밖에 없는데요, 기유에 따라 이 ‘열 산화반응’을 견디는 내구성의 정도가 다릅니다. 좋은 기유일수록 열에 더 잘 견디겠죠? 광유보다 합성유가 오래 가는 이유도 여기에 해당됩니다.

 

둘째, 점도와 점도지수를 책임지는 기유!

기유의 점도(Viscosity)에 따라 엔진오일의 점도가 형성됩니다. 특히 오일은 온도에 따라 점도 변화가 심하게 나타나는데요, 이 온도에 따른 점도 변화의 정도를 나타낸 것을 ‘점도지수(Viscosity Index, VI)’라고 합니다.

점도지수가 높을수록 온도 변화에 따라 점도 변화가 적고, 반대로 점도지수가 낮을수록 온도 변화에 따라 점도의 변화가 크게 되는 것이죠. 물론 점도지수조절제로 점도에 약간 변화를 줄 수는 있지만, 그 영향력은 기유가 더 큽니다. 어떤 기유를 썼느냐에 따라 고온과 저온 각각의 상태에서 묽어지는 정도가 달라지게 되죠.

 

기유

 

셋째, 기유의 증발 특성에 따라 엔진오일의 증발량도 다르다!

액체에 지속적으로 열을 가하면? 증발이 되겠죠! 기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기유에 따라 증발하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엔진오일의 소모량도 기유의 증발 특성에 따라 변화하게 됩니다.

엔진오일이 쉽게 증발되면 자동차 내에서 윤활작용을 제대로 할 수 없는데다, 소모량이 많아 엔진오일 교환 주기도 짧아지므로 당연히 증발량(Volatility)이 적은 것이 좋겠죠?

 

기유의 증발 특성

 

넷째, 첨가제가 적절한 타이밍에 제 역할을 하도록 돕는 기유!

기유는 엔진오일이 첨가제를 잘 머금고 있는 용해도(Solubility)에 영향을 줍니다. 기유는 용해도에 따라 첨가제를 잘 혼합해서 갖고 있다가 적절한 타이밍에 첨가제가 화학적, 물리적 반응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열 산화반응에서 만들어지는 미세물질이나 엔진 연소로 발생하는 미세분진들이 서로 뭉치지 않게 잘 분산되도록 만들어주는 것도 기유의 용해도에 의해서 좌우되곤 하죠. 엔진오일에서 용해도가 얼마나 중요한 성질인지 감이 좀 오시나요?

 

그런데 주의해야 할 점은, 앞서 3가지 특징으로 들었던 엔진오일의 수명, 점도와 점도지수, 그리고 증발량은 합성유일수록 좋은 특성을 보이지만, 용해도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입니다. 즉 합성유라고 용해도가 좋다고 할 수 없는 것이죠.

 

[심화학습] 기유에 따른 차이, 왜 생기는 걸까?

자동차를 좀 안다는 여러분이라면, 여기서 궁금증이 더 생길 겁니다. 기유에 따라 용해도, 점도지수, 산화안정성, 색상 등의 차이는 도대체 왜 생기는 걸까요?

 

*** 아래 내용은 화학구조 등의 설명을 포함하고 있어 전공자가 아니라면 이해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힘드신 분은 쿨하게 넘기셔도 됩니다. ***

 

탄소와 수소의 결합 구조에 따라 변하는 기유!

앞에 설명한 차이점들은 모두 기유의 구성 원소인 탄소와 수소의 결합 구조 때문에 발생합니다. 자, 먼저 원소의 구성에 따라 달라지는 분자의 종류를 살펴볼까요?

 

탄소 원소의 구성이 일직선으로 나열되어 있는 탄화수소 분자를 파라핀(Paraffins), 고리 모양을 하고 단일 결합으로 수소들과 결합하고 있는 탄화수소 분자를 납센(Naphthenes), 고리 모양을 하고 있지만, 육각형의 벤젠 고리와 이중 결합이 3개 있는 분자를 아로마틱(Aromatics) 이라 합니다.

 

파라핀, 납센, 아로마틱 원소 구성

 

파라핀, 납센, 아로마틱이 어떻게 섞여 있느냐에 따라 기유의 용해도는 달라집니다. 납센과 아로마틱이 많을수록 용해도가 증가하지만 반대로 열산화안정성이 나빠지고 색상이 어두워져 점도 지수가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조금 어렵긴 하지만 원소의 구조에 대해 좀 더 심도 있게 들어가볼까요?

파라핀은 탄화수소가 단일결합을 하고 있어 결합력이 강합니다. 그래서 열산화 반응에 강하고 저온에서 분자들끼리 뭉치는 현상이 적어 점도 변화가 크지 않은 것이죠. 이런 단일 결합 구조를 ‘포화(Saturation)’되어 있다고 부릅니다.

 

그러나 포화되어 있을수록 다른 첨가제 분자들을 잡고 있을 공간이 부족하게 되면서 용해도는 나빠집니다. 엔진오일의 경우, 고온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저온에서 시동이 잘 걸려야 하므로 열산화반응에 강하고 점도지수가 큰, 파라핀이 많은 기유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포화(Saturation)가 높은 기유는 용해도가 나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 문제는 첨가제를 활용해서 보완이 가능합니다.

 

좀 전문적인 내용이긴 했지만, 잘 따라오셨나요? 지금까지 윤활유 내에서 기유가 하는 역할에 대해 알아보셨다면 다음 편에서는 지금까지 언급한 용해도, 점도지수, 산화안정성 등을 바탕으로 기유의 분류에 대해 알아볼 예정입니다.

 

기유가 딱 하나라 생각하셨다면 큰 오산! 어떤 종류의 기유가, 어떤식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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