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I, ACEA, MB, VW 등 엔진오일을 소개할 때 항상 따라오는 낯선 문자, 바로 엔진오일 규격입니다. 엔진오일 규격은 자동차제조회사, 첨가제 제조회사, 윤활유제조회사 등 이해관계자가 모여 정한 것으로, 엔진오일 제조 기술의 발전, 자동차 부품 기술의 발전과 환경 규제 강화 등의 변화 등에 맞춰 국제 표준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대표적인 국제 규격인 API (American Petroleum Institute, 미국 석유협회) 규격과 ACEA (Association des Constructeurs Européens d'Automobiles, 유럽 자동차제조협회) 규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엔진오일 규격, 이것만은 꼭!
API 규격
미국 석유협회(API)가 제정한 규격입니다. 미국 메이저 석유업계, 오일업계, 그리고 천연가스업계가 공동으로 제시하는 것으로 석유업계의 의견을 대변하여 자동차 관련 연료 및 윤활유 규격 결정에 큰 영향력을 끼치는 협회입니다.
1900년대 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엔진의 성능을 표에 나와 있는 기호로 분류하고 있는데 최신 엔진일수록 고속 및 고부하의 드라이빙 조건을 가지므로 이에 적합한 엔진오일은 이전의 등급에 비해 더욱 강화된 성능 기준에 합격한 오일을 말합니다.
가솔린 엔진오일은 'S'(Service Station Classification)로 시작해 SJ < SL < SM < SN으로 등급을 구분합니다. S 뒤에는 각 연대에 제작된 엔진에 사용할 수 있는 성능의 윤활유 등급을 A, B, C, D 등으로 표시하며 Z에 가까울수록 최신 인증 규격입니다. 상위 등급의 오일은 하위 등급의 인증조건을 모두 충족합니다.
SH 이전의 가솔린 엔진오일 규격은 폐지(Obsolete)되어, 더 이상 요구되지 않는 성능이나 아직 많은 개발도상국에서는 사용 중입니다. 자동차 기술의 발달과 환경규제의 강화로 2018년 하반기 목표로 새로운 등급 SP가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디젤 엔진오일은 'C‘(Commercial Classification)으로 시작해 CH-4 < CI-4 < CJ-4 으로 등급을 나뉩니다. C 뒤의 알파벳은 가솔인 엔진오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각 연대에 제작된 엔진에 사용할 수 있는 성능의 윤활유 등급을 알파벳 순서로 표시하며 A에서 멀어질수록 최신 인증 규격이며 그 뒤의 숫자는 엔진 작동순서의 하나인 4행정 (흡입-압축-폭발-배기의 4 Cycle 기관)을 의미합니다.
CG-4 이전의 디젤 엔진오일 규격은 폐지 (Obsolete)되어 더 이상 요구되지 않는 성능이나 가솔린 엔진오일과 마찬가지로 아직 많은 개발도상국에서 활발하게 사용 중입니다. 2016년 12월 1일부로 새로운 등급 CK-4 와 FA-4 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CK-4는 기존의 CJ-4에 대한 Upgrade 버전이며 FA-4는 연비(Fuel Economy)를 위해 만들어진 저점도용 디젤엔진오일의 새로운 규격으로 2016년 12월에 처음 시행되는 규격입니다.
ACEA 규격
유럽 자동차제조협회(ACEA)에서 제정한 규격을 말합니다. 연료 효율과 환경, 엔진에 미치는 영향 등 총 20개 항목의 품질기준에 의해 분류해 상대적으로 API 기준보다 엄격합니다. 종전까지 유럽에서도 미국의 API 규격을 따랐지만 미국 차에 비해 배기량이 작고 압축비가 높으며 과급기가 많이 쓰이는 유럽 차의 특성으로 인해 ACEA 규격이 등장했습니다.
ACEA 규격은 3개의 카테고리로 나뉩니다. 가솔린과 일반 디젤(매연저감장치가 없는 승용 디젤)은 A/B로 통합되어 한 카테고리로 분류되며, C의 경우 매연 저감장치 장착한 승용 디젤차, E는 상용 디젤차 규격을 나타냅니다.
이중 특히 C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출시되는 디젤차의 경우, 배출가스 감소를 위한 DPF(Diesel Particulate Filter)를 의무 장착하게 되어 있는데, 이 DPF의 성능과 내구성을 손상하는 첨가물인 SAPS(황산회분‘SA', 인'P', 황’S')의 함유량을 최소화한 규격이 C 카테고리입니다. 즉, 최신 디젤차의 경우 B등급의 엔진오일을 사용하면 DPF를 손상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한 것입니다.
ACEA 규격은 A3/B3-08 나 C3-12처럼 등급 뒤에 숫자가 표기되는데, 뒤의 숫자는 규격이 발효된 연도를 말합니다. 최신의 규격일수록 상위 등급인 API규격과 달리, ACEA 규격은 엔진과 자동차 후처리 장치의 특성과 운전자의 주행 타입에 맞춰 각각 특화됐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운전자는 자신의 차량 취급 설명서를 참고하여 자동차 및 엔진회사에서 추천하는 엔진오일을 사용하면 됩니다.
제작사 인증 규격
완성차 회사에서는 API와 ACEA 규격 외에도 가장 엄격한 제작사 자체 인증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독일계 회사인 벤츠, BMW, 아우디&폭스바겐, 포르쉐 인증이 대표적으로 API, ACEA보다 더욱 까다롭습니다.
표기법은 BMW LL-04(BMW), MB 229.31/229.51(벤츠), VW 502.00(폭스바겐) 등 제조사가 정한 영문 이니셜과 번호가 붙는데 이때 숫자는 자동차 및 엔진을 개발할 때 그 엔진에 적합한 엔진 오일의 규격을 결정하여 붙여지는 번호입니다. 따라서 자동차 매뉴얼에 소개되는 적합한 엔진오일을 선택하여 사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MB 229.51'의 경우, 벤츠의 인증 규격으로 DPF가 부착된 Long Life 디젤 엔진용으로 Low SAPS (황산회분 ‘SA', 인 'P', 황 ’S’) 엔진오일이라는 뜻이며 벤츠의 CDI 엔진을 사용하는 모델에 사용되는 엔진오일을 의미합니다.
복잡해 보였던 엔진오일 용기, 한 번 읽어볼까요?
그림의 ‘Kixx PAO C3’ 제품의 경우 PAO(Poly Alpha Olefin)가 첨가된 고점도지수 합성유로 만든 엔진오일로 매연저감장치(DPF)를 장착한 디젤 승용차용인 C3 규격에 적합한 엔진오일입니다. 엔진 성능 등급을 살펴보면 2012년에 제정한 ACEA 규격(ACEA C3-12)과 동시에 API의 최신 규격(API SN)도 충족하고 있죠.
즉, 차량 취급 설명서에서 제시한 엔진오일 규격이 ACEA C3이거나 API SN 혹은 그 이하 등급의 차량은 모두 사용이 가능합니다. 여기에 BMW(BMW LL-04), 메르세데스-벤츠(MB 229.31/229.51), 폭스바겐(VW 502.00/505.00)의 제조사 자체 규격 또한 만족하는 엔진오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