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룸은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들이 모여 있는 곳일 뿐 아니라 차량 전면충돌시 충격을 흡수하는 등 안전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구조가 복잡해 보여 엔진룸을 들여다 보기를 겁내는 운전자분들도 많으시죠. 게다가 자주 열어보지 않으면 그동안 먼지와 이물질이 쌓입니다. 평소 엔진룸을 자주 살피지 않는 분들도 뽀얗게 먼지가 쌓인 엔진룸을 보면 어느새 고압수 등을 이용해 깨끗하게 세척하고 싶은 마음을 가질 수 있는데요.
자동차 엔진룸, 과연 물로 세척해도 될까요? 전문가의 도움 없이 개별적으로 청소해도 되는 걸까요?
엔진룸, 가벼운 물 청소는 가능! 하지만...
앞서 자동차 엔진룸은 차량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자동차 동력의 핵심인 엔진을 비롯해 엔진오일, 냉각수, 워셔액, 각 부품을 연결하는 전기배선 및 구동벨트, 퓨즈박스, 호스 등이 위치해 있죠. 그리고 기본적으로 공기 순환이 이뤄지는 공간입니다. 차량을 유심히 관찰해 보면 라디에이터 그릴, 하부를 통해 공기가 순환되는 구조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각종 먼지와 오염물이 엔진룸 내부에 쌓이게 되고 이것들이 장시간 방치될 경우 각 부품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오일이 누출·응고되어 엔진 효율성이 저하되거나 배선 문제가 화재로 이어질 수 있죠. 또한 엔진룸에 쌓인 오염물이 공조기를 통해 차량 내부로 유입되어 운전자와 동승자의 호흡기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비 오는 날 비포장도로를 달리면 엔진룸 내부가 흙탕물로 오염되기도 합니다. 때문에 엔진룸은 반드시 주기적으로 관리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뽀얗게 쌓인 먼지를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물 세척’일 텐데요. 수압이 강한 고압수를 엔진룸에 뿌리면 부품과 배선에 압력을 줘서 손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의 부품은 거의 소모품이기 때문에 주행 기간이 길수록 부품이 노화돼 외부 충격과 압력에 취약할 수 있어 고압수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엔진룸은 기본적으로 방수 처리가 되어 있기 때문에 단순한 물 청소 정도는 가능합니다. 분무기로 물을 조금씩 뿌려주며 마른 수건으로 닦아주면 되죠. 또한 물 청소를 했다면 반드시 에어건으로 물기를 완벽하게 제거해야 합니다. 또한 만약 차량이 많이 노후했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진행해야 합니다.
* 참고: 기본적으로 차량 취급 설명서에는 일반 사용자가 직접 엔진룸을 물 청소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엔진룸 자가청소(셀프세차) 방법
1단계 : 시동을 끄고 엔진룸의 열기를 식혀 주세요.
엔진룸을 청소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동차 시동을 꺼서 엔진룸의 열기를 충분히 식혀야 합니다. 주행 후 시동을 끄자마자 엔진룸을 청소할 경우, 엔진이 상당히 뜨거워진 상태로 화상의 위험이 있습니다. 시동을 끄고 보닛을 열어 열기를 식혀주세요.
2단계 : 큰 먼지를 제거해 주세요.
열기가 어느 정도 식었다면 에어건, 세차용 붓(솔), 헝겊, 면봉 등으로 엔진룸 내부의 먼지를 제거합니다. 이때 가급적 엔진룸 바깥쪽으로 먼지를 털어주는 것이 좋으며, 커넥터 등 연결선이 있는 곳의 먼지를 집중적으로 제거합니다.
3단계 : 전자·전기 장비를 랩핑해 주세요.
엔진룸 내 뚜껑 부분이 모두 꽉 닫혀 있는지 확인한 후, 배터리, 전자·전기 장비, 연결 부위 등에 물이 닿지 않게 랩핑합니다. 또한 해당 부분들은 청소 후 에어건 등을 이용해 구석구석 바람을 불어 넣어주며 즉시 건조시켜야 합니다.
4단계 : 기름때 및 오염물을 제거하세요.
큰 먼지를 어느 정도 털어냈다면 전용 세정제 등을 활용해 기름때 및 각종 오염물을 제거합니다. 세정제를 고를 때는 표면을 부식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고, 수용성 및 불연성 성분으로 화재의 위험성이 없는 것으로 선택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또한 전용 클리너를 사용하더라도 배선이나 연결 커넥터 부분은 부식이 빨리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에어컨을 쏴서 빠른 시간 내 건조시켜 주도록 합니다.
또한 이 단계에서 물을 사용했다면 반드시 완전 건조가 된 후 시동을 켜야 부식의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5단계 : 광택제를 도포해 주세요.
5단계는 차량 이용자의 선택 사항입니다. 만약 광택제를 도포할 경우 표면이 코팅되어 먼지나 기름때가 덜 쌓일 수 있습니다.
자동차 엔진룸 권장 청소 주기
엔진룸의 권장 청소 주기는 1년에 1~2회 정도입니다. 물론 평소 주행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아울러 가벼운 청소는 스스로 하는 것도 좋지만, 말씀드렸듯이 엔진룸은 중요한 부품이 밀집돼 있는 곳이기 때문에 정비 지식이 있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권장합니다.
엔진룸 냄새, 지금 엔진룸을 점검해 보세요!
차에서 나는 냄새는 차량의 이상신호와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에어컨에서 타는 냄새가 난다면 엔진룸 고무호스의 피복이 손상돼 비닐 타는 냄새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엔진룸을 열거나 히터를 작동했을 때 달콤한 냄새가 난다면 냉각수 누수일 수 있으며, 엔진룸 쪽에서 고무 타는 냄새가 나면 팬벨트가 늘어졌을 수 있죠. 만약 냄새가 나서 엔진룸을 열어봤을 때 문제가 의심된다면 즉각 정비소에 방문하여 점검 받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 엔진룸을 살펴보고 관리하는 것은 내 차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깊이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알고 보면 복잡하지도, 무섭지도 않은 엔진룸. 오늘 한 번 체크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