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자동차가 가져올 미래는?
  • 2025.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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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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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0여 년 동안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 온 것은 내연기관차였습니다. 하지만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핵심 역할을 하며 지속적인 기능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SDV’의 등장으로, 이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움직이는 생활공간’이자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 진화하게 되었는데요.

 

여기서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란 소프트웨어로 하드웨어를 제어하고 관리하는 자동차를 의미합니다. 자동차의 편의기능 뿐 아니라 주행성능, 안전사양, 감성 품질까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죠.

 

이에 따라 과거 자동차 기술 개발의 목표가 연비 개선과 배출가스 저감이었다면, SDV 시대에는 △자율주행 △안전성 강화 △편의성 향상이 그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에 혁신을 가져다 준 SDV의 핵심 기술과 그 역할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전기차,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의 시대를 열다

기후 변화 대응이 국제 사회의 필수 과제가 되면서 자동차 산업도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송 부문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감축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가속화되었습니다. 전기차는 배출가스를 없애는 동시에 부품 수를 절반 가까이 줄였고, 엔진과 변속기를 배터리와 모터로 대체하면서 구조의 단순화를 실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전기전자 시스템과 알고리즘이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으며, 내연기관차 또한 강화된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전기전자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즉, 이제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에 의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이 좌우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SDV와 OTA 기술의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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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에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면서 자동차의 개념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SDV의 등장은 자동차산업의 판도를 흔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과거의 자동차가 기계 부품을 중심으로 운영되었다면, SDV에서는 센서와 전자제어 시스템이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를 ‘엑스-바이-와이어(X-by-Wire)’ 기술이라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기존에는 가속페달이 물리적으로 엔진과 연결되어 있었다면, SDV에서는 센서가 가속 정보를 감지해 전자적으로 제어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부품의 단순화, 정밀성 향상, 내구성 증대 등의 장점을 제공하며, SDV의 확산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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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V의 핵심 요소 중 또다른 하나는 ‘OTA(Over The Air)’ 기술입니다. OTA란 무선통신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기술로, SDV는 OTA 기술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능을 개선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즉, OTA가 SDV의 운영 체제라고 볼 수 있죠.

 

이러한 OTA 기술의 발전은 차량 유지보수 방식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문제가 발생하면 리콜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OTA를 통해 원격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차량을 오래 사용할수록 성능이 점점 향상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린 것입니다.

 

OTA 기술은 약 10년 전 테슬라가 처음 도입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법적 규제와 기술적 한계를 이유로 이를 도입하지 않았지만, 테슬라의 성공적인 적용을 계기로 각국 정부가 이를 허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OTA 기술은 널리 확산되었으며, 현재는 현대자동차그룹을 포함한 대부분의 제조사가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OTA 기술의 발전은 자율주행 기술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현재 자율주행은 레벨 3(운전 보조) 수준이지만, 2029~2030년경에는 레벨 4(운전자 개입 없이 주행 가능) 수준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시점이 되면 운전자가 직접 운전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OTA 기술을 활용한 지속적인 업데이트는 자율주행 기능의 개선과 안전성 향상을 지원하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미래 자동차 시장의 변화와 SDV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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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V는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 기반이 되는 개념입니다. 앞에서 간단히 언급되었지만, SDV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차량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고장을 예측하여 선제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부품의 마모 상태를 감지하고 교체 시점을 사전에 예측하는 기능을 통해 유지보수를 최적화할 수 있으며, 전기차 배터리의 내구성과 각 셀 및 모듈의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여 화재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고 예방하는 기능도 제공합니다.

 

뿐만 아니라 SDV는 데이터 수집 및 활용에서도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차량의 운행 정보가 단순히 블랙박스에만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클라우드 및 인공위성 시스템과 연동되어 분석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테슬라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 ‘풀 셀프 드라이빙(Full Self Driving)’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으며, 이렇게 클라우드에 저장된 실시간 운행 데이터를 활용하여 사고 발생 시 사고의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한 사례도 있습니다.

 

향후 2029~2033년은 자동차 산업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입니다. △본격적인 자율주행 시대의 개막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로 인한 전기차 화재 문제 해결 △전기차 보급 정체 현상(캐즘*) 극복 △내연기관 제조사의 배터리 내재화 등의 변화가 예상됩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SDV는 자동차 산업을 주도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 캐즘(chasm):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이 개발돼 대중에게 소개된 뒤 이것이 대중화되는 과정에서, 처음의 수요가 후퇴하거나 정체하는 현상

 

이에 따라 자동차 제조사들은 SDV 기술을 활용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은 ‘모빌리티 파운드리(기본 플랫폼 제공 기업)’와 ‘소프트웨어 기업(차별화된 알고리즘을 통한 시장 지배)’으로 나뉠 것이며, SDV의 내재화 여부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할 것입니다.

 

SDV가 해결해야 할 과제

한편, SDV의 확산과 함께 떠오르는 문제점도 있습니다. 바로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문제입니다. 자동차가 네트워크에 연결되면서 해킹의 위험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해킹을 통한 차량 제어 문제는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미래, 해킹으로 인해 교통사고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도 하죠. 따라서 SDV 발전과 동시에 보안 기술을 강화하는 것이 자동차 산업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마치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SDV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SDV의 도입 여부가 자동차 제조사의 생존과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으며, 자율주행, OTA, 전기차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더욱 발전할 것입니다. 그리고 자동차 제조사들은 본격화되는 SDV 시대를 대비해 소프트웨어 내재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며, 보안 문제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SDV는 과연 자동차 산업을 어떻게 변화시킬까요? 또, 우리는 SDV의 발전을 통해 어떤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게 될까요? SDV가 우리 삶과 모빌리티 시장을 어떻게 바꿔 나갈지 계속해서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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