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하려면? 당연히 면허가 있어야 합니다. 이는 전 세계 공통으로 적용되는 부분이죠. 물론 나라마다 면허 취득에 따른 난이도는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얼마 전까지 면허 취득 과정을 간소화했다가 다시 기존의 코스들을 부활시키자고 결정을 내리기도 했는데, 간소화한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걸 새삼 깨달았기 때문에 내려진 조치가 아닌가 합니다.
오늘 Kixx Man이 준비한 정보는 ‘세계 각 나라의 독특한 면허 취득 과정’입니다!
먼저, 가까운 나라 ‘중국’으로 가볼까요?
의외로 아시아에서 가장 어렵다고 하는 중국의 운전면허 제도
요즘 중국인 관광객 중에 한국에 여행을 오는 목적이 단순히 관광이 아니라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서라는 이야기가 있던데, 대체 얼마나 어렵길래 다른 나라에서 면허를 딸까 싶어서 가장 먼저 찾아봤습니다.
우선, 필기시험, 기능 시험, 주행시험, 안전 시험 이 네 가지 항목을 모두 통과해야 합니다. 여기까지는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요, 하지만 기간이 문제입니다. 적어도 63시간의 교육 시간이 있어야만 면허를 발급해 주는데, 아무리 짧게 걸린다 하더라도 거의 1개월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필기시험과 안전 시험은 90점 이상, 기능 시험은 80점 이상, 도로주행은 차종별로 80점 또는 90점이 되지 않으면 바로 탈락. 이 부분은 우리나라와 많이 차이 나죠? 심지어 문제 수가 100문제 가량이 되는 탓에 필기시험부터 1번 이상은 떨어지는 걸 거의 당연하게 생각할 정도라고 합니다. 물론 한 번에 붙는 사람도 있지만요!
거기에 기능 시험을 통과한 후 다음 시험을 보기 위해서는 적어도 2주 이상을 기다려야 하고, 그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서도 비슷한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니까 만약 한 번에 막힘없이 합격한다고 해도 약 6주 이상은 걸리는 셈입니다.
게다가 지역별, 학원별로 가격도 달라서 상하이나 북경처럼 인구수가 많은 곳은 100만 원이 훨씬 넘는다고 합니다. 그마저도 대기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바로바로 시험을 보기도 어려울 때도 있다고 해요.
시험을 보는 항목 자체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지만, 탈락의 기준이 너무 높다는 것과 비용과 시간이 너무 많이 든다는 점은 우리와 확실히 다른 점이네요.
이쯤 되니, 우리나라에 와서 면허증을 따고 돌아가 중국 면허증으로 교환할 만도 하다 싶네요.
우리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른 일본의 운전면허제도
우리나라와 비슷할 것 같지만, 일본의 운전면허제도 역시 만만찮게 까다롭습니다.
일단 절차를 보면 우선 ‘교습소’라 불리는 경찰서 지정 면허 학원을 등록해야 합니다. 60시간의 교육을 받으면 학과 시험 응시 자격이 주어지는데요, 이때 필기와 장내 실기를 봅니다.
여기서 합격을 하면 가면허라 불리는 연습 면허를 줍니다. 그러고 나서 도로 주행 연습을 진행하는데, 여기서도 일정 시간을 채워야만 비로소 경찰서 운전면허 센터에서 치르는 정식 시험에 응시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이 되어야만 합격으로 인정된다고 합니다.
만약 탈락하거나 혹은 가면허 취득 후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정식 면허를 발급받지 못했다면 처음부터 다시 치러야 합니다. 다시 한 번 엄청난 시간을 들여야 하는 셈이죠.
그런데 시간만 들이면 좋겠으나, 문제는 비용도 우리나라와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비싸다는 것입니다. 보통 교습소의 경우 약 300만 원가량을 내야 하고, 6개월 이내에 가면허를 취득하지 못 했을 시에는 150만 원 정도를 더 내야 한다고 합니다.
게다가 중국과 사정이 비슷해서 도심지에서는 면허 취득 비용도 비싸고 대기자도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부러 오키나와 같은 한적한 곳까지 가서 따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더욱이 재미있는 사실은 60시간을 단시간에 채우려고 교습소에서 합숙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이렇게 면허를 취득하게 되면 약 1년간 초보자 마크를 의무적으로 붙이고 다녀야 합니다. V자 모양의 마크인데, 차량에 붙이고 있어야 하죠. 과속 등 교통 법규를 위반할 경우, 딴 면허가 정지되어 버리기도 하므로 운전 자체도 조심해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 일본 젊은이들이 운전면허를 많이 따지 않는다고 합니다. 제도가 까다로워서도 그렇긴 하지만,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다 보니 차를 살 마음도 없고, 따라서 면허 자체가 필요가 없어서 아예 취득을 포기해버린다고 하네요.
이런 것까지 하나? 독일의 운전면허 제도
교통 선진국이라 불리는 독일은 아우토반으로도 유명한데요, 독일을 다녀온 사람들은 한결같이 아무리 1차선 차량의 속도가 빨라도 다들 질서를 잘 지키기 때문에 운전이 무섭지 않더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그들이 어떻게 면허를 따는지 지켜보면 왜 그토록 질서를 잘 지킬 수밖에 없는지 알 수 있습니다.
우선 독일도 면허 학원을 먼저 다녀야 합니다. 2,000유로가량의 비용을 지급하는데, 처음에는 각종 표지판을 읽는 것부터 시작해서 도로교통법 전반에 대해 20시간씩 14번의 이론교육을 한 후, 시험을 치른다고 합니다. 특이한 점은 한 문제에 답이 한 개가 아닌 경우도 있답니다. 완벽히 공부해야 맞을 수 있겠죠.
하지만 일부 시험은 토론 시험이고, 발표 시험이라는 건 우리로서는 굉장히 낯선 일이죠.
합격 기준도 가히 엄격합니다. 단 3개만 틀려도 바로 불합격. 열심히 공부해서 여기서 합격을 한다고 해도, 다음 관문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아주 생소한 것이라, 과연 합격을 할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그것은 바로 자동차 구조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시험관이 보는 앞에서 차량의 보닛을 열고 주요 부품들이 어디에 배치되어 있는지 설명하며, 엔진 오일이나 냉각수는 어떻게 확인하고 교환하는지 설명해야만 합니다.
불가능할 것 같은 이 관문을 통과하면 본격적인 주행 시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적어도 12번 이상 90분간 실제 주행을 해야 하는데, 이 중 4번은 반드시 아우토반이어야 하며, 3번은 야간 운전이어야만 합니다.
여기에는 단순히 운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트레스 상황에서 도로 주행이라는 명목으로 2시간 이상 쉬지 않고 운전하는 것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주행 연습을 마치고 나면 비로소 정식 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데, 신청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50분 이상 시험관을 태우고 달려야 한다는 건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임이 틀림없습니다.
면허 시험을 보는 거야? 레이싱 드라이버를 육성하는 거야? 핀란드의 운전면허 제도
우스갯소리로 핀란드에 가면 할머니도 드리프트를 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게다가 아이들도 축구나 야구보다는 산으로 차를 가져가 랠리(Rallying, 자동차를 이용하여 정해진 구간을 달리는 경기)를 하며 논다는 이야기도 있죠. 그런데 이 말이 아주 다른 말은 아닙니다.
실제로 핀란드는 자동차 제조사가 단 1개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인구 대비 가장 많은 레이스 챔피언을 배출한 나라입니다.
이는 그만큼 운전을 해야 하는 환경 자체가 아주 가혹하기 때문입니다. 눈과 얼음으로 도로가 뒤덮이는 날이 수없이 많고, 이런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운전을 해야만 하니까요.
우선 18시간가량의 기초 운전 기술을 배우는데, 이미 이 단계에서부터 미끄러지는 상황에서 차를 제어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도로에 미리 물을 뿌려놓고 차를 일부러 미끄러뜨린 다음 통제하게 하는 것이죠.
물론 기초적인 주행 법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운전 기술들을 포함해 총 19가지의 이론 교육을 진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심지어 도로에 갑자기 나타난 순록을 피하는 방법까지도 터득해야 합니다. 순록같이 덩치가 큰 동물과 충돌하면 사람도 목숨을 잃을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엄청난 기술을 습득하고 나면 비로소 B 라이선스 응시 자격을 부여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라 시뮬레이터 시험을 포함해 실제 주행시험까지 치러야 하는데, 이때까지 걸리는 시간만 거의 1년이 넘는다고 합니다.
1년이나 걸려서 겨우 손에 넣은 면허는 고작 임시 면허…
임시 면허를 발부받은 후 거의 2년이라는 시간 동안 교통 법규 위반 기록이 남아선 안 됩니다. 만약 2회 이상이면 바로 면허는 취소되고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죠.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니 ‘할머니도 드리프트를 할 줄 알더라’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죠.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그만큼 열악한 도로 환경에서 안전을 도모하기 위함이니 다들 당연하게 받아들인다고 하네요.
여기까지, 총 네 개 국가의 독특한 운전면허 취득 제도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끝으로 우리나라의 운전면허 제도를 잠시 살펴보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나라의 운전면허가 너무 쉬워서 오히려 문제가 되었다는 지적이 있었고, 그래서 12월 22일 자로 다시 변경된다고 합니다.
우선 필기시험의 경우 1,000문항의 문제은행에서 선별하는 것으로 바뀌었고, 80점 이상이어야만 합격할 수 있다고 하네요. 또한, 장내 기능 시험의 경우 과거 폐지되었던 코스들이 부활, 총 7가지의 코스를 모두 통과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끝으로 도로 주행의 경우 채점 기준은 낮아졌지만, 대신 감점 기준이 대폭 강화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한 번만 엔진 정지가 일어나도 바로 탈락 처리가 된다고 하네요.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 운전면허 제도가 너무 간소화되어 있었다는 생각이 다시 듭니다. 물론 누구나 운전면허를 따게 배려한 것은 좋은 일이지만, 사고 위험을 줄이고, 더욱 안전한 교통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조금 더 엄격해진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