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AI 시대 데이터센터의 게임 체인저, 액침냉각을 주목하라!
  • 2024.11.13
  • 99 views

국립한밭대학교 설비공학과 조진균 교수

 

11월_전문가칼럼_액침냉각_01.jpg

 

2022년 11월, 전 산업을 흔드는 존재가 나타납니다. 바로 인공지능 대형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 ‘챗GPT’입니다. 오픈AI의 챗GPT는 등장한지 하루만에 수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였고, 이후 AI는 IT 산업의 전면에 자리잡아 우리의 삶 곳곳에 스며들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AI 시스템의 작동 매커니즘이 알려지면서 이제는 거의 모든 산업에서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결과를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AI 기술을 찾고 있습니다. 

 

오늘은, AI의 발전을 바탕으로 빠르게 달라지는 디지털 환경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존재, ‘데이터센터’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데이터센터(Data Center)란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구축·실행 및 제공하기 위한 IT인프라를 보관하는 물리적 공간 또는 시설을 말합니다. 즉 컴퓨터, 서버, 네트워크, 저장장치 등 방대한 양의 IT 장비를 설치·운영하는 전용 시설이죠. AI 산업에서의 데이터센터는 AI가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분석하기 위해 필요한 고성능 컴퓨팅 자원과 안정적인 데이터 저장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시장 조사 업체 스태티스타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가 2022년 기준 3135억 달러(약 427조 원)에서 2028년 4386억 달러(약 598조 원)로 약 40%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맞춰 데이터센터 역시, 보다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술과 환경 측면에서의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11월_전문가칼럼_액침냉각_02.jpg

데이터센터 발전의 키워드 ‘냉각’

IT 장비에 공급되는 거의 모든 전력은 열로 변환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제거하지 않으면 시스템 성능이 저하되거나 심한 경우 장비가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습니다. 원활한 작동을 위해서는 반드시 열을 관리·제거해야 하죠. 즉, 데이터센터 운영과 발전의 핵심은 ‘냉각 시스템’에 있습니다. 냉각 시스템은 데이터센터의 온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여 장비가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하고, 장비의 수명을 연장하며, 운영 비용을 절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참고로, 현재 전 세계 대부분의 데이터센터에 적용된 냉각 시스템은 공랭식입니다. 단어 그대로 공기를 이용하여 서버와 IT 장비에서 발생하는 열을 제거하는 방식이죠. 이는 설치가 간단하고 유지보수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있어서는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고 공기의 열 전달 효율이 낮아 온도 제어에 한계가 있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11월_전문가칼럼_액침냉각_03.jpg

 

최근 생성형 AI 등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실현할 GPU/NPU가 적용된 IT 장비의 발열 부하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많은 데이터센터의 냉각 능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이는 즉, 전통적인 공랭식 냉각의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액체기반 냉각방식(수랭식), IT 장비를 비전도성 액체에 직접 담그는 액침냉각 등 차세대 냉각시스템들이 대안으로 신중하게 고려되고 있습니다.

 

냉각 시스템의 새로운 게임체인저 ‘액침냉각’

11월_전문가칼럼_액침냉각_04.jpg

 

최근 다양한 연구에서 데이터센터의 기존 공랭식에 대한 대안으로 액침냉각 시스템의 효율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액침냉각은 비전도성 액체 냉매를 열교환 매체로 사용하여 IT 장비를 냉각하는 방식으로, 이를 포함한 데이터센터의 액체기반 냉각 시스템은 기존의 공랭식 냉각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시스템입니다.

 

액침냉각 방식에서는 서버 전체가 비전도성 액체에 잠기게 되며, 장비에서 발생한 열이 액체로 바로 전달되어 빠르게 제거됩니다. 이 방식은 공기(공랭식)나 물(수랭식)보다 훨씬 더 높은 열전달 효율을 제공합니다. 또, 팬과 같은 공기 순환 장비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소음도 크게 줄어듭니다. 

 

무엇보다도, 기존 공랭식 시스템 대비 냉각 전력이 감소하기 때문에 전체 전력 소비량을 약 30% 줄일 수 있으며, 그에 비례하여 탄소배출 감축 효과도 증가합니다. 다시 말해 액침냉각은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혁신 기술로,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AI 시대, 데이터센터 시장을 선도할 이는? 

액침냉각이 기존의 공랭식 시스템과 구성부터 차이가 있다는 것은, 기존의 공랭식 냉각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기업이 액체기반 냉각 시장에서도 그 우위를 보장받을 수 없고, 다시 동일한 출발선상에 서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위기일 수도 있지만 기회가 될 수 있는 변화입니다.

 

때문에 업계 전문가들은 액침냉각이 데이터센터 발전에 있어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브라운관에서 PDP 또는 LCD로 변화하는 시기의 TV 산업,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변화하는 시기의 휴대폰 산업처럼 데이터센터 시장에서도 부동의 글로벌 플레이어가 무너지고 새로운 강자가 나타날지, 아니면 기존 시장을 주도했던 플레이어가 새로운 액침냉각 시스템의 발전을 주도하여 강자의 자리를 공고히 할지 지켜보고 있는 것입니다. 

 

11월_전문가칼럼_액침냉각_05.jpg

 

한편, 새롭게 변화하는 시장에서는 필연적으로 구성요소의 변화가 이뤄지며, 이에 따른 새로운 사업 대상도 생성됩니다. 액침냉각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대표적인 구성요소는 ‘엔지니어링 냉각 유체(Engineered Fluids)’입니다. 

 

액침냉각은 공기보다 열 전도율이 상당히 높은 전기 비전도성 유전체 유체를 사용합니다. 일반적인 물은 전기 전도성이 있어 전자부품을 파손시키기 때문에 액침냉각에 사용되는 유체는 전류가 흐르는 전자부품과 안전하게 접촉이 가능한 액체여야 하죠. 뿐만 아니라, 최근 환경이슈와 맞물려 저점도, 높은 유전체 강도, 무색, 무향, 무독성, 무알레르기, 장수명, 친환경 등 사용 안전성 및 화학적 안정성이 엄격하게 요구됩니다. 

 

액침냉각 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관련 애플리케이션과 엔지니어링 유전체 유체를 개발 및 생산하는 것이 급선무인 상황입니다. 그러나 누가 할 것인가는 아직 정해진바가 없죠. 이것이 바로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소통창구배너_1275x313.png

 

상단으로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