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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유가 좋은 엔진오일을 만든다?! 2편
  • 2017.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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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윤활유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유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1편(바로가기)에서는 기유가 윤활유 내에서 하는 역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그럼 이제 기유가 몇 가지 종류로 어떻게 분류되어 있는지 본격적으로 알아볼까요?

 

기유와 첨가제를 섞어 윤활유를 제작하고 있는 킥스맨

 

기유는 어떻게 분류되어 있을까요?

앞서 기유의 포화도와 점도지수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이를 기준으로 기유의 분류를 알아보도록 할까요? 기유는 크게 5가지 그룹으로 분류됩니다. 먼저, 원료 단에서 인공적으로 합성을 했느냐 아니냐에 따라 구분해 보겠습니다. 완전하게 원료단부터 인공적으로 합성을 한 기유를 두 가지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요, PAO(Poly Alpha Olefin) 기유인 Group IV와 PAO를 제외한 모든 합성기유인 Group V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기유는 합성유가 아닌 원유로부터 만들어지는 기유겠죠? API(American Petroleum Institute)에서 만든 분류기준으로 Group I, II, III이 나누어 집니다. 이들은 원유에서부터 정제 공정을 통해 나오는 기유로, 포화도(Saturates), 황(Sulfur) 함유량, 점도지수(Viscosity Index) 3가지 기준에 따라 분류됩니다.

 

포화도와 점도지수는 앞선 설명을 참고해주시고, 황(Sulfur, S)의 양은 불순물의 양이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원유는 동식물의 사체에서 나오기 때문에 내부에 황(S)이 다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이를 제거하기 위해 정제 과정 중에 탈황이라는 공정을 통하게 되는 것이죠. 물론 완벽하게 제거할 수는 없지만 계속되는 정제 과정속에서 황(S)의 양이 줄어들게 되어 하나의 분류기준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윤활 기유의 그룹 분류

 

원유가 기유로 변신하려면?

학교 다닐 때 알콜 램프를 이용하여 액체 증류 실습을 해 본 기억이 있으신가요? 원유가 바로 이 증류법에 의해 정제 됩니다. 증류법은 액체의 끓는점 차이를 이용해 가벼운 물질부터 증기로 분류해 낸 후 이 증기를 다시 응축시켜 액체로 만드는 것입니다.

 

원유를 증류시키면 에탄(Ethane), 프로판(Propane), 부탄(Butane) 등의 가벼운 가스 성분이 먼저 분리되고, 차례로 가솔린(Gasoline), 나프타(Naphtha), 등유(Kerosene), 경유(Light oil), 윤활유(Lube oil), 중유(Heavy oil), 아스팔트(Asphalt)와 찌꺼기(Residual)가 나옵니다.

 

원유의 분별증류

 

보시면서 ‘기유는 어디에 있는거야? 왜 없지?’ 하고 의문을 갖는 분들이 계실텐데요, 여기서 윤활유가 바로 기유(Base oil)를 나타냅니다. 더불어 최근 기술이 발달하면서 중유나 심지어 잔사유(Residue oil)까지 분해, 정제하여 기유를 더 많이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증류법으로 분리했음에도 아직 무거운 수지형물질(Resin)과 아스팔트분(Asphaltenes)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솔벤트를 이용해 탈 아스팔트(Deasphalting) 공정을 거쳐 제거해야 합니다. 이럼으로써 산화안정성이 향상되죠. 또한, 아직 아로마틱 탄화수소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를 다른 용제(Solvent)로 제거하여 점도지수를 향상시키고, 기유 내에서 응고하기 쉬운 왁스 성분을 또 다른 용제로 제거함으로써 저온특성과 점도지수를 좋게 만듭니다.

 

여러 단계를 거쳐 원유를 걸러냈지만, 아직 이중, 삼중결합을 가진 분자, 고리구조를 가진 분자와 같은 극성과 불포화 화합물질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수소를 첨가하여 다중결합을 깨고 수소와 결합하도록 만들어 원자를 재배열하고 안정화시키는 포화(Saturation) 과정을 진행 하게 됩니다. 포화 과정을 거치면 열안정성과 산화안정성이 향상되고 기유의 색상이 맑게 바뀌게 됩니다.

 

Group I에서 V까지! 5개나 되는 기유의 종류!

원유가 기유로 바뀌는 공정에서 용제로 추출(Solvent Extraction)하여 수소 처리(Hydro Treating) 하는 기유를 Group I, 추출을 하지 않고 수소를 이용하여 촉매 반응을 통해 다중결합을 깨고 수소와 결합하는 공정(Hydro Cracking, 수소 첨가 분해)으로 만든 기유를 Group II, Hydro Cracking 공정을 한 번 더 하여 다중결합을 없앤 기유를 Group III 기유라 합니다.

 

특히, Group III 기유는 원유에서부터 나왔지만 수소 첨가 분해 과정을 2번이나 거쳐 인위적으로 색상을 맑게 하고, 산화안정성을 높이고, 점도지수도 높이기 때문에 합성기유라고 부르곤 합니다. 물론, 좀 더 기준이 엄격한 산업용 윤활유에서는 Group IV부터 합성기유로 분류하죠.

 

그러나 최근에는 기술의 발전을 통해 Group III 기유에서 점도지수를 높이고 산화안정성을 높인 Group III Plus 를 생산해내고 있습니다.

 

Group III Plus 범주에 있는 기유 중 GTL(Gas To Liquid)은 기존의 원유에서 추출해서 가공하는 방식과는 완전 반대의 개념을 갖고 만드는 기유입니다. 기존의 방식이 원유에서 정제하면서 다중결합구조를 수소로 깨뜨려 기유를 만들어 내는 방식이라면, GTL은 반대로 Gas들을 서로 연결하여 무거운 기유로 만들어내는 방식입니다. GTL은 합성을 한 것이기 때문에 불순물이 적고, 다중결합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좋은 산화안정성과 점도지수를 갖게 되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기유 입니다.

 

Group IV 기유인 PAO(Poly Alpha Olefin)는 기존의 Olefin(올레핀)을 촉매 반응을 통해 서로 합성하여 인공적으로 만든 기유이기 때문에 불순물이 적고 다중결합이 거의 없습니다. 또한 Olefin(올레핀)의 결합이 강하여 열산화안정성이 매우 강하고 이에 엔진오일 수명이 길며 좋은 성질을 갖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GTL과 비교해보아도 산화 안정성 면에서도 월등한 경향을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Group V는 PAO를 제외한 모든 합성기유를 말합니다. 물론 합성기유에는 에스테르(Ester), 폴리부텐(Poly Butene), 폴리알킬렌글리콜(PAG), 실리콘 오일 등이 있으나 엔진오일에 사용하는 Group V 기유는 주로 에스테르 이죠.


메틸 에스테르 분자 모형

< 기본 에스테르인 '메틸 에스테르(Acetic Acid Methyl Ester / Methyl Acetate)' 분자 모형 >

 

에스테르는 산과 알코올기를 인공적으로 합성해서 만드는 것으로, 인산, 지방산 등과 같이 어떤 산을 사용했는지, 알코올기가 몇 개가 되었는지에 따라 성능이나 물성이 천차만별로 달라지게 됩니다. 이는 곧 개발자의 의도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게 되어, 모든 에스테르가 엔진오일에 적합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사실 엔진오일에는 지방산을 갖고 합성하는 폴리올 에스테르(Polyol Ester) 기유가 가장 많이 쓰입니다. 폴리올 에스테르는 저온에서도 용이하게 작동하며 좋은 용해도와 산화안정성을 갖도록 만들 수 있지만 때로는 수분 같은 외부 환경에 반응하여 쉽게 변질될 수 있으므로 사용시 고민해봐야 합니다. 그러나 다른 기유와 달리 자연환경에서 분해되는 경향이 있어 친환경적 윤활유로 주로 쓰이곤 합니다. 요즘처럼 지구온난화나 미세먼지 등의 환경오염으로 고통받는 시대에 각광 받을만한 기유겠죠?

 

기유로 활용되는 폴리올 에스테르

 

석유 한 방울 안 나는 석유화학의 강국, 대한민국

지금까지 알아본 기유에 대한 이야기들은 어떠셨나요? 더불어 놀랍게도, 한국은 석유 한 방울 나오지 않는 나라지만, 세계적인 규모의 정유 회사를 4개나 소유하고 있습니다. 원료 자체가 수급이 불가능한데 석유화학 강국이라니 참 아이러니하죠? 이 4개의 회사 모두 최첨단 증류 장치를 갖고 있어 전 세계에서 매일 사용하는 기유들을 한국에서 생산하여 공급하고 있습니다.

 

석유화학의 강국 대한민국

 

안타깝게도 엔진오일 첨가제는 대부분 수입해서 사용하지만, 기유를 주원료로 만드는 윤활유와 엔진오일만큼은 대한민국 제품이 최고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계적인 기유 생산 기술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관심으로 대한민국의 엔진오일이 전 세계 차량에 사용되는 그 날을 상상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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