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김선관 모터트렌드 기자] 세상에 이런 옵션도 있어?
  • 202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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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취향의 시대다. 과거 대량 생산의 혁신이라 불리던 자동차에도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도구가 있다. 바로 옵션이다. 자동차 브랜드들은 남들과 세분화되고 다양해진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옵션을 선보이고 있다. 과거 실내외 디자인을 손보거나 스마트키, 메모리 시트, 통풍시트, 네바퀴굴림 시스템, 차체 자세제어장치 등 편의와 안전장비에 관련된 옵션들이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운전자와 승객들에게 도움이 되는 독특하고 기발한 옵션을 내놓는다. 그 중에서도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특이한 옵션 7개를 소개한다.

 

현대자동차 '솔라루프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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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 기술과 인프라가 날로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충전은 어렵다. 그래서 친환경차도 순수 전기차보다 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비중이 높은 편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도 그런 친환경차 중 하나다. 하지만 쏘나타 하이브리드에는 특별한 게 있다. 햇살을 받으면 에너지가 생성되는 솔라루프 시스템이다. 파노라마 선루프보다 딱 10만원 비싼 128만원을 지불하면 태양광으로 전지를 충전하는 솔라패널을 지붕에 얹을 수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옵션이다. 해외에서도 몇 없다. 테슬라 모델 3와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 정도? 국내 첫 시도라고 해서 효용성을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그 쓰임이 쏠쏠하다. 국내 일평균 일조시간이 6시간인데, 1년 동안 매일 이 정도 태양 아래 머물면 1300km를 달릴 수 있는 전기를 충전한다. 그만큼 주유소에 들를 일이 줄어든다는 이야기다. 

 

기아자동차 '자연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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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운전자와 승객의 감성적 만족감을 높이기 위해 독특한 발상을 했다. 생기 넘치는 숲, 잔잔한 파도, 비 오는 하루, 노천카페, 따뜻한 벽난로, 눈 덮인 길가 총 6가지 테마로 구성된 ‘자연의 소리’가 바로 그것이다. 운전자와 승객은 그들의 상황과 맞게 다양한 테마로 담아낸 음원을 감상할 수 있다. 음악이나 소리로 정신적 안정과 집중력 향상을 꾀하는 음악치료 요법을 세계 최초로 자동차에 도입한 것이다. 일종의 백색소음을 활용한 것인데 졸음을 떨쳐내거나 스트레스를 낮추고 집중력을 높인다. 6가지 ‘자연의 소리’는 음향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자연에서 직접 녹음했는데 그 생기 넘치는 숲은 미국 플로리다 웨키아 국립공원이다. ‘자연의 소리’는 기아뿐 아니라 현대와 제네시스에서도 만날 수 있다. 

 

쌍용자동차 '라디오 실시간 음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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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이 렉스턴 스포츠 칸에서 처음 선보였던 라디오 실시간 음원 저장 기능을 보고 놀란 건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첫 번째는 이 기능이 국내 최초라서 놀랐고, 두 번째는 과거 라디오를 카세트테이프로 녹음하던 시절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라디오 표시창 아래 붉은색 동그라미와 ‘녹음’이라는 글자가 있는데, 이걸 터치하면 이름 그대로 실시간으로 나오고 있는 라디오 방송을 녹음한다. 우연히 라디오에서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요긴하게 쓰일 거다. 자신이 좋아하는 DJ의 멋진 멘트도 빼놓을 수 없다. 이 기능과 더불어 스마트 미러링 멀티미디어에 함께 포함된 라디오 자동주파수 변경 기능도 있다. 지역의 경계를 넘을 때마다 주파수를 바꾸는 수고를 덜 수 있다. 두 기능 모두 소소하지만 쏠쏠하다. 

 

페라리 '패신저 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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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는 계기반으로 속도와 엔진 회전수, 오일 온도 등 주행 상태를 파악하며 그 정보들을 기반으로 자동차를 조작한다. 주행의 즐거움은 차와 운전자가 하나가 되는 과정에서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엔진 회전계 바늘이 레드존으로 치달았을 때 벌어지는 ‘붉은 떨림’은 운전자의 아드레날린을 솟구치게 만든다. 그렇다면 주행 정보는 운전대를 잡은 사람만이 확인할 수 있는 특권일까? 동승자는 어떤 상황인지 인지하지도 못한 채 그냥 빠르게 움직이는 차에 몸을 맡기면 될 뿐일까? 적어도 페라리에선 그럴 일이 없다. 페라리에는 패신저 디스플레이라는 독특한 옵션이 있기 때문이다. 패신저 디스플레이는 글러브 박스 위에 붙어 있는 작은 디지털 계기반인데, 운전석 계기반과 마찬가지로 속도, 엔진 회전수 등이 표시된다. 동승자는 화면을 통해 차의 상태를 파악하는 등 색다른 동승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주행의 재미를 운전자뿐 아니라 동승자까지 확장하는 건 페라리에서만 가능한 아이디어다. 다만 유의할 점이 있다. 주행 정보가 공개되는 만큼 부족한 운전실력이 낱낱이 드러날 수도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매직스카이 컨트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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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구매할 때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머리 위로 하늘과 바깥 세상을 볼 수 있어 실내의 개방감을 넓히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좋은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도 단점이 있다. 투명 정도가 한 가지로 고정된다는 점이다. 너무 진하면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의 본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반대로 너무 연하면 뜨거운 뙤약볕에 머리가 달궈질 걱정으로선루프 커버를 계속 닫고 다녀야 한다. 이런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메르세데스 벤츠는 유리 두 장을 겹치고 그 사이에 전기 변색물질을 넣어 필요한 만큼 색을 바꾸는 매직스카이 컨트롤 기술을 선보였다. 변속물질에 전압을 조절해서 빛을 투과해 투명하게 만들거나, 산란시켜 흐리게 만드는 방식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해가 쨍쨍 내리쬘 때도, 흐린 날에도 항상 하늘을 볼 수 있다. 버튼 한 번 누르면 순식간에 변하는 유리색이 정말 신기하다. 

 

아우디 '엘리베이티드 엔트리&엑시트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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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도어맨의 서비스를 받아본 사람이라면 알 거다. 문 하나 여닫았을 뿐인데 승하차가 무척이나 편하고 매끄럽다는 것을. 그래서 롤스로이스에는 버튼 하나로 문을 여닫을 수 있는 기능도 있다. 하지만 아우디는 조금 다르게 접근했다. 그들의 관심은 문이 아닌 차체 높이다. 아우디는 엘리베이티드 엔트리&엑시트 시스템, 즉 차를 탈 때와 내릴 때 차체를 살짝 높여 승하차를 더 쉽게 만드는 기능을 A8에 적용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건 아우디의 프리딕티브 액티브 서스펜션(Predictive Active Suspension)이다. PAS는 차 안팎 도어 손잡이를 당기면 차체를 최대 50mm 빠르게 들어 올리고, 운전자가 완전히 타거나 내리면 서서히 차체를 내려 원래 높이로 돌아온다. 에어 서스펜션이 달린 SUV 트렁크에 짐을 실을 때 높이를 낮추거나 높이는 것과 같은 원리다. 키가 껑충 뛴SUV가 쏟아지는 요즘, 세단을 타고 내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굉장히 환영받을 기능이다. 아쉽지만 국내에 들어오는 A8에는PAS가 빠져 이 기능을 경험할 수 없다. 

 

캐딜락 '나이트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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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비전은 정말 중요한 안전장비다. 주위가 어두워 도로의 형태와 노면 상태는 물론 보행자나 자전거, 동물 등 운전자가 식별하기 힘든 물체를 적외선 카메라가 찍어 영상으로 표시해준다. 물론 시내에서 나이트비전의 실효성을 논한다면 굳이 필요할 것 같지 않다. 시내엔 가로등이나 불빛이 없는 곳이 드물고, 자동차 헤드램프 기술 수준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 마주하는 곳이나 산악지대, 시골 국도에선 어떨까? 트랙터나 경운기처럼 반사판이 없는 장애물을 만날 수도 있고, 사람이나 야생동물이 갑자기 도로로 튀어나올 수도 있다. 게다가 이런 길들은 대부분 굽이져 헤드램프만으로는 시야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리고 최근엔 나이트비전만 단독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긴급제동 시스템과 연계돼 사람이나 동물을 감지하면 즉시 차를 세우고 위험한 상황을 모면할 수 있다. 가까운 미래에 야간 자율주행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 김선관 모터트렌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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