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엔진 오일 교환주기의 진실에 대한 글을 쓰면서 당시 가혹 조건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 엔진 오일 교환주기에 대한 진실이 궁금하다면? 클릭!!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가혹 조건에서는 평소보다 엔진 오일 교환 주기를 조금 더 앞당기는 것이 좋다’라는 것이었는데, 그렇다면 대체 가혹조건이란 게 뭘까요? 어떤 상태를 가혹 조건이라 말하는 것일까요?
왜 '가혹 조건'이라 할까요?
왜 가혹 조건이라는 명칭으로 지칭하게 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 단어 때문에 가혹 조건의 기준에 대한 상상을 많이 하게 만드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가혹하다'라는 것 때문에 자동차를 혹사시킬 만큼의 조건이라고 여기는 경우도 있을 테니까요.
따라서 조금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비정상 조건 혹은 예외 조건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가혹 조건에는 의외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겪는 상황이 대부분이니까요. 반드시 레이스카처럼 레드존까지 바늘을 보내고, 가속 페달이 차체 바닥을 뚫어 버릴 정도의 주행 상태만을 가혹 조건이라 보진 않습니다. 아마 자동차를 운행하면서 그런 상황을 겪는 분들은 10%도 채 되지 않을 겁니다.
어떤 상황들이 가혹 조건에 포함되는 걸까요?
일단 익숙한 명칭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가혹 조건’이란 용어 그대로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겪을 수 있는 가혹 조건은 크게 7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이번 주제는 2편으로 나누어 자세히 파헤쳐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순차적으로 알아보시죠!
1. 급발진, 급가속 그리고 공회전
이 경우는 가혹 조건이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시동을 걸자마자 급히 출발하고, 출발한 이후 급하게 가속해서 속도를 올리다 보면 아무래도 엔진이나 기타 구동계통이 충분히 예열되지 않게 되죠. 그렇게 되면 원활한 작동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엔진에 힘을 빨리 가져다 쓰게 되니, 엔진에 무리를 가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공회전은 조금 의아합니다. 왜 공회전이 가혹 조건에 포함되는 걸까요? 쉽게 말해 공회전은 엔진은 회전하나 달리고 있진 않은 상황, 따라서 주행 거리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엔진은 계속 돌아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만약 그 시간에 주행했다면 적어도 몇 미터는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겠죠.
비단 연료 소모뿐만 아니라 공회전 중에는 엔진의 열이 제대로 배출되기 어렵기도 하며, 그래서 기온이 높은 날에는 라디에이터 팬이 가동하기도 합니다. 또한, 엔진에 필요한 공기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상황도 발생하죠.
그래서 공회전은 엔진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가혹 조건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특히 2~5분 이상 공회전을 할 경우 가혹 조건에 반드시 포함된다고 봐도 좋습니다. 또한, 주행 거리는 없는데, 엔진 오일은 계속 실린더에 공급되므로 오일이 불필요하게 사용된다고 할 수 있죠.
[추가 질문!] 그렇다면 교통체증도 가혹 조건인가요?
만약 설 귀경길 같이 교통체증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 분명히 가혹 조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공회전 상태가 지속되니까요. 간단하죠?!
2. 30도 이상의 고온 환경에서 계속 주행하는 경우
여름철에 주행하다 보면 가끔 가속 페달의 반응이 둔하다 느낄 때가 있습니다. 또한, 산간 도로를 달릴 때 브레이크가 평소보다 좀 더디게 느껴질 때도 있죠. 모두 온도 때문에 일어난 일입니다. 실제로 자동차는 적정 온도로 올라갔을 때 가장 좋은 상태가 되지만, 그 이상의 온도로 올라갈 경우 열로 인해 효율이 떨어지곤 합니다.
특히 여름철 고온다습한 날씨에서 장시간 주행을 하다 보면 엔진의 열이 극심하게 올라서 연료가 먼저 폭발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으며, 습기로 인해 원하는 폭발력을 얻지 못 하는 일도 벌어집니다. 또한, 충분한 공기가 흡입되지 못해 연료가 다 폭발하지 못하고 배기가스로 배출되기도 하죠.
게다가 에어컨의 사용도 엔진의 힘을 빼앗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엔진의 힘이 떨어지고, 운전자는 가속 페달을 더 많이 밟을 수밖에 없습니다. 엔진은 더 많은 열을 발생시키고, 오일은 온도로 인해 점도가 묽어진 상태에서 윤활과 냉각을 위해 더 많이 쓰이게 되죠. 이런 경우도 분명히 가혹 조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자동차의 무게가 무거워졌을 때
혼자서 걸을 때와 등에 누군가를 업고 걸을 때 어느 쪽에 체력적 소모가 더 클까요?
자동차도 마찬가지로 더 많은 짐을 싣고 무게가 무거워졌을 때 당연히 더 많은 힘을 요구받게 되죠. 더 많은 힘을 얻으려면 엔진이 더 많이 회전하면서 힘을 만들어야 하니, 가혹 조건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동일한 도로에서 엔진을 더 많이, 더 오래 써야 하는 상황을 말하는 것이기에 가혹 조건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따라서 무게에 의한 가혹 조건을 없애려면 자동차를 되도록 가볍게 만드는 것이 좋겠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불필요한 짐을 트렁크에 싣지 않는 것과 연료탱크에 연료를 굳이 가득 채우지 않는 것 정도가 있을 것입니다.
4. 해안과 같이 염분이 많은 곳에서 운전할 경우
또한 가혹 조건은 물이 많은 곳에 직접 들어가거나 혹은 모래바람이 많은 경우도 포함됩니다. 우선 염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면, 염분은 차체 및 엔진의 주요 부분을 부식시키는 성분 중 하나입니다. 말 그대로 소금이기 때문에 금속을 빨리 부식시키죠. 부품 등에 부식이 일어나면 부품의 내구성 등이 떨어질 수밖에 없겠죠?
특히 완전히 밀봉된 엔진 결합 부분에서 부식이 일어나면 오일 누유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죠. 물론 여름 휴가철에 한 두 번 바닷가에 다녀왔다고 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건 아니고, 대체로 해안가 주변에서 오랫동안 자동차를 운행하거나 장기간 주차를 해둔 경우에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자 여기까지 가혹 운전조건 4가지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여기서 다가 아닙니다. 가혹 운전조건은 3가지나 더 있는데요. 이것은 2탄에서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2탄을 보러 가시려면! >> 내가 가혹 조건에서 운전하고 있다고?! 2탄 클릭!